[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대표팀의 간판 수비수로 활약하던 이정수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뚜렷한 하향세를 부인하기 힘든 모습이다.
베테랑 수비수 이정수가 또 체면을 구겼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6일 밤 영국 런던에서 펼쳐진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 선발 출전한 이정수는 곽태휘와 함께 짝을 이뤄 전반 45분을 뛰었다. 실상 이정수에게는 마지막 기회와 같았던 45분이다.
이정수는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이후 대표팀에 호출되지 못했다. 10월 이란전 11월 호주전 명단에 이정수라는 이름은 없었다. 다른 선수들을 실험하겠다는 의도가 포함된 제외였으나 실상 이 무렵부터 이정수의 '폼'이 예전 같지 않다는 안팎의 이야기가 나돌고 있었다.
대표팀을 다녀온 한 선수는 "지금 보고 있는 (이)정수형이 예전의 그 정수형인가 싶을 정도였다. 몸이 확실히 무거워보였다"는 속내를 전해준 바 있다. 최강희 감독의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정수의 경험은 그냥 내치기 아까운 게 사실이다.
2008년 A매치에 데뷔전을 치른 이정수는 어느덧 54회(이하 크로아티아전 포함)의 국가대항전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 크로아티아전에 소집된 23명의 선수 중에서 이정수보다 A매치 경력이 많은 선수는 이동국(95회)과 박주영(61회)뿐이다. 큰 무대일수록 안정감이 필수적인 수비진임을 고려할 때 이정수의 노련함은 분명 플러스 요소고 때문에 최강희 감독은 다시금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최악의 45분이었다.
불협화음의 극치를 보이면서 2골을 허용한 이정수였다. 물론 책임은 수비수 4명이 모두 나눠가져야겠으나 이정수의 '허둥지둥'이 가장 눈에 띄었다. 동료들과의 호흡이나 개인적인 능력치 모두 떨어졌다. 위풍당당했던 예전의 이정수의 모습은 없었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정수를 뺐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최강희 감독이 이정수에게 다시 신뢰를 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크로아티아전에서 이정수를 대신해 후반 45분을 곽태휘와 보낸 정인환이 뜨고 있다. 후반전 역시 2골을 허용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그래도 나았다.
정인환은 근래 가장 주가를 드높이고 있는 센터백이다. 지난해 8월15일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데뷔전(전반 45분)을 치른 정인환은 10월16일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곽태휘와 함께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최강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비록 0-1로 패하긴 했으나 곽태휘-정인환 조합은 꽤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 감독은 11월14일 호주와의 2012년 마지막 평가전에서 정인환을 다시 선발(후반 교체)로 출전시켜 김기희와의 호흡을 실험했다. 요컨대 최근 경기에서 가장 중용된 선수다. 그리고 크로아티아전 후반 출전은 이정수와의 비교를 위한 무대였을 가능성도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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