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webes, Pebrero 7, 2013

헐거운 수비… 맥빠진 공격… 거꾸로 달리는 한국 축구

7일 오전 0대4로 참패한 크로아티아와의 축구 대표팀 평가전은 한국 축구의 냉정한 현실을 보여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인 크로아티아 앞에서 한국 축구(34위)는 공격과 수비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이 초라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과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그리고 대표팀 주전급 가운데 7명이 유럽 리그에서 뛰는 우리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 하는 자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수준이었다. 2001년 한국 대표팀을 맡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체코와 프랑스에 5대0으로 지면서 '오대영'이란 말이 유행했는데 심야 시간인데도 TV 시청률이 11%를 넘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던 이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축구의 새 이름이 고작 '사대영'이냐"는 팬들의 한숨이 나오고 있다.

올해 8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야 하는 한국 축구가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드러낸 문제점을 축구 경기 분석업체 (주)비주얼 스포츠가 조사한 각종 통계와 함께 살펴봤다.

◇가장 큰 차이는 '볼 처리 시간'

한국은 경기 초반 미드필드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손흥민 · 기성용 · 지동원 이 여러 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다. 선제골의 심리적 측면까지 고려할 경우 전반 30분 이내에 한 골을 얻었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미드필드에서는 곧잘 매끄럽게 연결되던 패스가 정작 상대 골문이 가까워질수록 부정확해졌다. 슈팅의 정확성도 떨어졌다. 슈팅 10개 가운데 골문을 향한 슈팅이 1개에 그쳤다.

한국은 이날 509차례의 패스 가운데 80.4%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공격 3분의 1지역에서의 성공률은 66.3%, 페널티 박스 진입 패스 성공률은 26.9%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468개의 패스 가운데 84.2%를 성공했고 공격 3분의 1지역에서는 70.3%, 페널티 박스 진입 패스 성공률은 35.3%였다. 이 같은 차이는 기본적으로 평균 볼 처리 시간의 차이에서 나타난다. 공을 따내거나 패스를 받아 다시 패스를 하거나 슈팅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의 차이다. 볼 트래핑 능력, 주위를 바라보는 시야 등 선수들의 기본기를 나타낸다. 한국은 평균 1.12초가 걸린 반면 크로아티아는 0.94초였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미세한 볼 터치 차이가 결국 골 결정력 차이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크로아티아의 세 번째 골 장면은 이런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의 스루패스에 이은 니키차 옐라비치(에버턴)의 왼발 슈팅은 한국 수비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을 정도로 군더더기가 없었다.

◇수비 조직력이라도 가다듬자

네 경기 연속 세트피스로 실점했다는 사실만 봐도 대표팀의 수비 조직력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알 수 있다. 크로아티아가 전반 32분 프리킥에 이은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의 헤딩 골로 얻은 선제골은 득점 장면만 놓고 보면 완벽해 보인다. 자로 잰 듯한 크로스와 빈틈을 파고드는 만주키치의 움직임 그리고 정교한 헤딩슛까지 3박자가 맞아떨어졌다. 이는 거꾸로 한국 수비가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차단하는 작업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상대가 세트피스에 강해 집중력을 요구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훈련 때도 많이 얘기하는데 보완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경기 불안한 수비 때문에 좌우 풀백과 중앙 수비수를 교체하다 보니 그나마 조직력을 갖출 시간도 없었다.

이날 선발로 나섰던 포백 라인은 왼쪽부터 최재수·이정수·곽태휘·신광훈이었다. 사실상 처음 구성된 조합이다. 최재수와 신광훈은 활발한 공격 가담을 보였지만 수비수로서 위험한 상황을 미연에 차단하는 능력에서는 허점을 여러 차례 보였다. 수비형 미드필드로 나선 신형민도 수비의 공격 가담 때 빈자리를 채워주는 역할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갑자기 뛰어난 수비수를 구해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수비진을 고정시키고 세트피스 수비 능력과 커버 플레이를 향상시키는 데 힘을 쏟는 게 효과적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동국·박주영 투톱 효과 의문

후반에는 이동국 과 박주영 이 투톱으로 나섰지만 이렇다 할 공격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두 골을 허용한 상황에서 들어갔기 때문에 전반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지만 지동원이 원톱으로 나서고 손흥민과 이청용이 좌우 측면에서 공격에 가담했을 때보다도 파괴력이 떨어졌다. 서로 유기적인 콤비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온 두 선수를 2~3일 훈련하고 경기에 나서는 대표팀에서 억지로 짝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둘이 시너지를 발휘할 때 공격력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최 감독의 생각도 이번 경기를 통해 달라진 듯했다.

7일 오후 귀국한 최강희 감독은 "크로아티아전 이전만 해도 무조건 투톱을 세우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미드필드가 엷어지면서 수비가 불안해지는 등 여러 문제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제 최종 예선에 나설 주전 선수들을 모두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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